친애하는 에릭 록웰에게.
그로부터 얼마 뒤, 편지 한 장과 포장된 호두파이와 함께.

- 내 방에 누군가 있었어.
네가 살고 있는 데번에는 머글들에게 유명한 소설가가 살고 있다지. 전에 웬 멍청이 하나가 머글의 문화를 이해하기에 좋다면서 몇 권 쥐여주고 간 적이 있었어. 잊고 지내다가 우연히 읽게 되었었는데, 문득 생각이 나서 적었어. 호그와트행 특급 열차 사건의 도입부를 장식하기엔 조금 짧은 문장이지만 아무렴 어때. 어차피 넌 이런 소설에는 관심 없을 텐데. 영국 날씨는 일관적으로 엉망이니 날이 어떻냐 묻는 인사보다야 이게 훨씬 낫잖아.

난 일평생 동생을 가져본 적도, 앞으로도 갖게 될 일도 없겠지만 아주 좋은 해결 방법을 알고 있지. 아주 간단해. 네 동생들의 관심을 돌리면 돼. 기왕이면 좋아하는 것보다는 싫어하는 공통의 주제로 관심을 돌리는 게 좋고. 같은 걸 좋아하다 보면 질투심이나 경쟁심을 불러일으키지만 같은 걸 싫어하면 동질감과 유대감을 느끼고 쉽게 친해지지. 그러니 공통으로 싫어할 만한 것을 만들어주던지, 아니면 몇 대 후려 패던지. …정정할게. 무력으로 해결하던지, 라고, 적는 게 보기에 훨씬 좋을 것 같다. 물론 네가 선택한 외면도 훌륭한 해결법 중 하나이긴 하지만 가족과 같은 긴밀한 사이의 사람들을 외면하는 건 좋지 않아. 간단하게 말해 더 꼬이지 전에 풀라는 소리지.

이즈음 되면 내 고쳐야 할 나쁜 버릇 중 하나가 뭔지 알 거라고 믿어. 그래. 편지를 읽으면서 답장을 쓰는 거야. …그리고 난 네가 함께 동봉한 게 파인애플 설탕절임인 것도 지금 알았다는 소리이기도 하지. 허니듀크스에서 파는 건 좀 더 달고 중독되는 맛이 있는데 이건 그렇진 않네. 싫단 건 아냐. 늦었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잘 먹었어. 허니듀크스 건 지독하게 달아서 먹다 보면 질리는 감이 없잖아 있거든. 쥬다스와 함께 호그스미드에 가판대 하나 내놓고 장사해도 괜찮을 정도라고 해둘게.

앞으로 길어봤자 삼 년 정도겠지. 떠나기 전이라는 건 결국 떠나기로 했다는 소리고. 여기서 내가 장장 사 년간 함께 한 동기나 친구로서 최고의 답은 그래, 그리울 거야. 겠지. 난 네가 타인에게 관심 없는 사람인 줄만 알았는데 이 편지를 읽고 생각해 보니 사람과 어울리는 방법을 모르는 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어. 내가 오해하고 있는 거라면 정정할 기회를 줄게. 하지만 아니라면 하나 물어보고 싶어. 정말 조각하는 걸 좋아하는 거야? 아니면 그냥 외면할 무언가가 필요했던 거야?

잘 지내라는 말은 적지 않을게. 조만간 보게 될 테니까. 9와 ¾ 승강장에서 기다릴게.

PS. 애플파이. 그런데 집 요정들이 대체로 레몬 파이를 더 잘 만든다는 거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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