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 유어 아이즈 감상완료 빅토르 에리세
"필름 영화는 구시대의 유물이고, 우리는 고고학을 하는 것."
한 줄 평가 : 올 해 본 영화 중 가장 좋았던 영화. 영화를 좋아한다면 꼭 봐야하는 영화.
전반적인 색감은 영미권 영화들이랑 비슷하게 어둡지만 조명 활용이 좋았고 초반에는 이거 미국 게임 연출이랑 비슷하지 않나? 싶다가도 나중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영화 연출의 근본을 보여주었다. 음향과 삽입곡은 완벽했다. 자막판을 보면서 한 가지 든 생각은 원어를 알았다면 자막에 집중하지 않아도 좋았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았다고 생각한다. 노래, 바다, 구 시대의 것들, 영화 이런 것들을 좋아하면 좋아할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 말은 그 부분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는 말이다. 배우의 연기가 뛰어난 편이어서 클로즈업을 상당히 많이 잡아준 영화임에도 몰입도가 떨어지지 않았다. 다만 영화와 관련 없는 개인적인 이유로 중간에 한 번 붕 뜬다는 느낌을 받았으나 중간 이후로부터는 크게 몰입감이 떨어진 적이 없었다.
생각해볼게 많았던 영화였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과거의 유물은 이제 유지조차 하기 힘들고 모두에게서 잊혀지고 싶었지만 영화 속에 영원히 남아 계속 살아있으면서도 동시에 잊혀진 사람들... 영화라는 건 정말 낭만이 가득하다. 오죽하면 낭만의 부산물이라 불리울까. 짧으면 고작 30분에서 길면 세 시간 길이의 영상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것은 영화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영화란 무엇일까?
엔딩에 대해 생각해봤다. 결국 훌리오에게 기적이 찾아왔을까? 영화로 기억을 되찾는다면 정말 그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겠지만, 낭만과 기적은 공존할 수 없기 때문에 기억을 찾지 못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작 중에서도 '칼 드레이어 이후 영화에 더 이상 기적은 없다.' 라는 대사가 나온건 이유가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2회차를 한 지금도 그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마지막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 두 눈을 잊지 못해 눈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