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 안에서 시작되는 것은
W. Chito
손이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 문이 열리는 소리, 누군가의 인기척….
낯선 인기척과 불편한 호흡으로 눈이 떠진다. 그 곳은 푹신한 침대도, 까끌까끌한 녹색의 싸구려 부직포가 덮힌 테이블도 아닌 비좁은 사각 락커 안. 한 명 담기도 벅찬 곳의 낯익은 숨소리에 시선을 내리면 몇 개월 전-혹은 더 오래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중요한 건 아니다.-까지 함께 했던-.
...그나저나 우리 왜 이런 곳에 들어와 있는걱지? 때늦은 졸업식도 아니고.
먼 곳에서 발소리가 들려온다. 락커 문에 난 가느다란 틈 너머, 교실 문이 열린다….